2024년 3월 2일 토요일 <사순절 열여섯째 날>

 
하나님, 주님의 은혜로 한 주간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여전하고, 이 세상이 존속하는 것이 오직 주님의 은혜입니다. 연약하고 죄 많은 우리들을 주님께서 굳게 붙들고 계십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과 동행하게 하옵소서.

 
요나 4:1-11 <네가 화내는 것이 옳으냐?>

 
니느웨가 망하지 않은 것 때문에 화를 내는 요나

요나서 강해 첫 시간에 요나서는 온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과, 편협한 민족주의나 편협한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는 요나가 싸우는 이야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장에서 요나는 니느웨로 가서 심판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니느웨 반대편에 있는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요나는 자기 민족을 멸망시킨 앗수르(니느웨)를 미워하였기에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요나를 그냥 두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바다에 폭풍을 일으키시고 물고기를 이용하여 요나를 니느웨로 가도록 하셨습니다. 니느웨로 간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긴 하였지만, 니느웨가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요나는 지극히 형식적으로 니느웨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런데 요나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였고, 하나님은 니느웨를 망하게 하려던 뜻을 돌이키시고 니느웨에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요나는 이러한 일을 싫어하고 하나님께 항의하고 화를 냅니다. 오늘 본문은 요나와 하나님의 가장 큰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절 “요나가 매우 싫어하고 성내며” 요나가 매우 싫어하고 성냈습니다. 3장 마지막 절에 나오는 대로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키시고 니느웨 사람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요나는 니느웨가 망하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자 하나님께 화를 냅니다.

2-3절은 요나가 하나님께 항의하는 말입니다. 2절 상반절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러하겠다고 말씀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므로 내가 빨리 다시스로 도망하였사오니’” 요나는 자신이 이스라엘 땅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니느웨로 가지 않고 다시스로 도망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니느웨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살려 주시는 것을 막아보려고,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스로 도망쳤다는 뜻입니다.

2절 하반절 “주께서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음이니이다.’” 요나는 하나님이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는 분이라는 점이 못마땅합니다. 하나님의 그러한 성품 때문에 니느웨가 망하기를 바라는 요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요나는 하나님께 항의하고 더 나아가 차라리 자기를 죽여 달라고 말합니다. 3절 “‘여호와여, 원하건대 이제 내 생명을 거두어 가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음이니이다.’ 하니” 요나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습니다. 악독한 니느웨 사람들이 자비로우신 하나님 때문에 그냥 용서받는 세상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자기 민족을 망하게 한 니느웨는 반드시 벌을 받아 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죄인은 반드시 벌을 받아 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네가 화내는 것이 옳으냐?

이렇게 요나가 화를 내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거부하자, 하나님께서 요나를 깨우치십니다.

4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 하시니라.” 화가 나 있는 요나에게 그것이 옳으냐고 질문하십니다.

하나님은 분노에 휩싸인 요나를 깨우치시기 위해서 한 가지 일을 하십니다.

5절 “요나가 성읍에서 나가서 그 성읍 동쪽에 앉아 거기서 자기를 위하여 초막을 짓고, 그 성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보려고 그 그늘 아래에 앉았더라.” 요나가 성읍 동쪽에 있는 높은 곳으로 가서 초막을 하나 짓고 니느웨 성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자기가 화를 내고 항의했으니 행여 하나님께서 니느웨 성에 벌을 내리실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는 니느웨가 망하는 모습으 보고 싶어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요나의 마음을 고치기 위해 박넝쿨을 사용하십니다. 6절 “하나님 여호와께서 박넝쿨을 예비하사 요나를 가리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머리를 위하여 그늘이 지게 하며 그의 괴로움을 면하게 하려 하심이었더라. 요나가 박넝쿨로 말미암아 크게 기뻐하였더니” 요나가 있던 초막에 갑작스럽게 박 넝쿨이 자라게 하셔서, 초막을 덮어 그늘이 생기게 하셨습니다. 요나는 뜨거운 햇볕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그 박넝쿨 덕분에 시원하게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요나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박넝쿨을 없애버리십니다. 7절 “하나님이 벌레를 예비하사 이튿날 새벽에 그 박넝쿨을 갉아먹게 하시매 시드니라.” 하나님께서 벌레로 하여금 박넝쿨을 갉아먹게 하심으로 요나를 가려주던 박넝쿨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요나가 하나님께 화를 냅니다. 8절 “해가 뜰 때에 하나님이 뜨거운 동풍을 예비하셨고 해는 요나의 머리에 쪼이매 요나가 혼미하여 스스로 죽기를 구하여 이르되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내게 나으니이다.’ 하니라.” 박넝쿨이 사라지자 요나는 뜨거운 햇빛과 바람 때문에 고생을 합니다. 그러자 요나는 또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말합니다.

박넝쿨 하나 시들어버린 것 때문에 이토록 화를 내는 요나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9절 “하나님이 요나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 박넝쿨로 말미암아 성내는 것이 어찌 옳으냐?’ 하시니 그가 대답하되 ‘내가 성내어 죽기까지 할지라도 옳으니이다.’ 하니라.” 하나님은 요나로 하여금 그 하찮은 박넝쿨 하나가 사라진 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요나를 시원하게 해 준 박넝쿨을 요나가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이 니느웨 사람들을 살리신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10-11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넝쿨을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 요나가 박넝쿨을 아끼는 것이 당연하다면, 하나님께서 수십만 니느웨 사람들과 또한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가축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나님은 요나에게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라고 질문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요나가 당신의 마음을 헤아려주기를 바랐습니다. 죄인은 벌을 받아 죽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요나에게 하나님은 그 죄인을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질문에 요나가 뭐라고 대답하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요나서의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우리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중에도 함부로 화내고 함부로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죄인인 반드시 망하고 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용서 받은 죄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죽어 마땅한 죄인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으면 그리스도인답지 못하게 행동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은혜로 우리 죄인을 살리시고 구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사랑하시고 구원하십니다. 우리가 구원하시는 하나님에게 화를 내고 항의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미워하는 사람,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더욱 넓고 크게 하여,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마음으로 모든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나님, 주님의 자비하심 같이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으로 살게 하옵소서. 우리의 좁은 소견으로 주님과 싸우지 않게 하옵소서.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께 화를 내지 않게 하옵소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미워하거나 정죄하지 않게 하옵소서. 주님의 한없는 사랑을 받은 사람답게,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