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9일 목요일

 
하나님, 오늘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을 찬양하게 하시오니 감사합니다. 우리 인생을 통해 의의 열매를 맺으시는 하나님, 심는 대로 거두시는 하나님, 주님의 진리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여 우리 가정과 일터에 주님의 뜻을 이루고 생명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고린도전서 1:18-25 <십자가의 도>

 
십자가의 도와 세상의 지혜

어제 말씀드린 대로 고린도교회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문제 중에서 바울은 가장 먼저 교회가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 등 네 분파로 나뉘어 싸우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 문제와 관련하여 권면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중심에는 ‘십자가의 도’ 또는 십자가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십자가의 도(길)’는 ‘영광의 도(길)’와 대비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처럼 영광을 추구하지 않고 고난과 죽음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런 길을 가는 사람은 결코 분파를 만들어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18절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십자가의 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을 말합니다. 십자가 사건은 하나님이 사람의 자리와 죽음의 자리로 내려오심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겸손하게 사람이 되시고 또한 십자가를 지시고 가장 낮은 자리인 죽음의 자리로 내려가셨습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도입니다.

그런데 십자가의 도는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가져옵니다.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 됩니다. 멸망하는 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미련한 짓으로 생각하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믿지 않습니다.

반면 십자가의 도는 구원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됩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구원의 은총을 받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이 십자가의 도가 세상의 지혜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19절 “기록된바 ‘내가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리라.’ 하였으니” 이는 이사야29:14하반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와 ‘총명한 자들의 총명’은 십자가의 도와는 반대되는 세상의 지혜를 가리킵니다. 그런 세상의 지혜는 세상을 구원하기에 부족합니다. 그러하기에 하나님께 그 지혜를 폐하셨습니다.

20절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냐? 선비가 어디 있느냐? 이 세대에 변론가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하게 하신 것이 아니냐?” 지혜 있는 자, 선비, 변론가는 다 같은 말입니다. 세상에서 지혜롭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지혜자들이 하나님 앞에서는 미련한 자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의 지혜를 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지혜로는 세상을 구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똑똑하고 능력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결코 세상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서 ‘나는 지혜자다, 나는 선비다, 나는 변론가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 미련한 자일뿐입니다.

 
십자가의 도로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21절 상반절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새번역 “이 세상은 그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그렇게 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지혜로는 하나님을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는 세상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근본적으로 사람이나 세상의 지혜로는 하나님을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지혜는 무능하고 미련하기에 폐하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세상의 지혜와 상반되는 십자가의 도에 대해서 말합니다. 21절 하반절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전도(케리그마, κηρυγμα)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세상을 구원하신다는 복음을 가리킵니다.

세상의 지혜로는 하나님을 알 수도 없고, 사람이 구원을 얻을 수도 없기에 전도(케리그마)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전도는 앞에서 말한 ‘십자가의 도’입니다. 이것이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의 지혜자들이 미련한 것으로 여기는 십자가의 도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하나님을 알 수도, 찾을 수도 없고, 스스로 구원을 얻을 수도 없기에 하나님이 친히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셔서 당신을 알리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며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알리시고, 사람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도입니다.

22절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유대인은 표적(기적)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하고, 헬라인은 지혜(소피아, σοφια) 또는 철학으로 구원을 얻으려고 하지만 그것은 세상의 지혜에 불과하고 그것으로는 구원에 이르는데 실패합니다.

23절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표적을 구하는 유대인들에게 십자가는 거리끼는 것이고, 이방인(헬라인)에게는 미련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예수님에게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보라고 하였습니다. 기적적으로 십자가에서 내려오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해주겠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무력하게 죽으셨습니다. 기적을 원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사건은 오히려 예수님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것(거리끼는 것)이 되었습니다.

철학(지혜)을 좋아하는 헬라인(이방인)에게 십자가 사건은 미련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십자가 사건은 그들에게 미련한 것(스칸달론, σκανδαλον), 즉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지혜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십자가 때문에 오히려 예수님을 믿지 못합니다.

24절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거리끼는 것이나 미련한 것처럼 보이는 십자가의 도가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부르심을 받은 사람에게는 구원하는 능력과 지혜가 됩니다.

25절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하나님의 어리석음과 하나님의 약하심은 십자가의 도입니다. 어리석게 보이고 약하게 보이는 이 십자가의 도가 사람의 지혜와 사람의 힘을 뛰어넘는 능력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리석게 보이는 십자가의 도로 세상을 구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게 하심으로 당신을 알리시고 또한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어리석고 약하다고 여기는 십자가 사건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십자가 사건을 통해 죄인들에게 오시고 죄인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 앞에서 사람이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드러내려고 하면, 십자가의 도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교회 안에 분파와 경쟁을 초래할 뿐입니다.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믿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고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도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자랑하며 자신을 높이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으로는 분쟁과 다툼이 일어날 뿐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서 십자가의 길을 걸을 때, 우리를 통해 예수님이 드러나시고,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가 하나가 되어서 생명의 복음을 널리 전파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온 세상을 구원하는 능력이요 지혜인 십자가의 도를 따라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하나님, 우리가 십자가의 도를 따라 우리 자신을 낮추고, 수치와 고난도 기쁘게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그것이 미련하고 연약해 보일지라도 십자가를 지심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예수님처럼 살게 하옵소서. 그러한 삶으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는 지혜요 능력임을 드러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