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3일 화요일

 
하나님, 서늘한 날씨로 우리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새로운 계절에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는 자연처럼 우리나라가 아름다워지고, 우리 마음과 우리 삶이 아름다워지게 하옵소서. 오늘도 주님께 순종하여 우리 삶의 현장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게 하옵소서.

 
고린도전서 3:1-9 <육신에 속한 자>

 
육신에 속한 사람,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

어제 묵상한 2장 후반부에서 사도 바울은 성령님을 따라 사는 신령한 사람과, 성령님이 하시는 일을 전혀 알지 못하는 육에 속한 사람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새번역 성경은 ‘육에 속한 사람’을 ‘자연에 속한 사람’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신령한 사람은 십자가의 지혜를 알고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을 받아 누리는 사람입니다. 반면 육에 속한 사람은 십자가의 지혜를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이 베푸시는 구원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자기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자기 이성에 부합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그렇지 않은 것은 배척합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본문 앞부분 1-4절은 신령한 사람도 아니고, 육에 속한 사람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 즉 육신에 속한 사람에 대해서 말합니다. 육신에 속한 사람은 성령님의 은총을 받긴 하였지만, 여전히 육체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 신앙적으로 미숙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1절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 2장 6절에서는 성령을 따라 사는 사람을 온전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2장 15절에서는 신령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육신에 속한 사람은 성령을 따라 살긴 하지만 온전하지 못한 사람, 즉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와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서 분파를 만들고 분쟁을 일삼는 사람들을 육신에 속한 자, 어린 아이들과 같은 사람이라고 책망합니다.

2절은 고린도 교회 사람들의 신앙적인 미숙함에 대해서 책망하는 말씀입니다. 2절 “내가 너희를 젖으로 먹이고 밥으로 아니하였노니, 이는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였음이거니와 지금도 못하리라.” 젖은 초보적인 사람을 위한 가르침이고, 밥은 성숙한 사람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고린도교회 사람들은 육신에 속한 사람으로서 어린 아이처럼 성숙하지 못하다보니 젖 즉 초보적인 것만 받아들이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온전한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십자가의 지혜를 제대로 깨닫질 못합니다.

3-4절은 사도바울이 고린도교회 사람들을 육신에 속한 사람으로 판단하는 이유입니다. 3-4절 “너희는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 어떤 이는 말하되 ‘나는 바울에게라.’ 하고, 다른 이는 ‘나는 아볼로에게라.’ 하니, 너희가 육의 사람이 아니리요.” 앞서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당시 고린도 교회 안에는 시기와 분쟁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 등을 만들고, 경쟁하고 싸움을 일삼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육신에 속한 사람이라는 증거입니다. 뿐만 아니라 뒤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고린도 교회 사람들은 자신들이 받은 성령님의 은사가 더 좋은 은사라고 주장하였고, 그것 때문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모습은 그들이 육신에 속한 어린 아이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하나님의 일꾼을 높이지 말라

오늘 본문 5절 이하에서 당파를 만들고 싸우는 사람들에 대해서 직접 책망합니다.

5-9절에서 교회 지도자들은 농부와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지도자들은 일꾼이지 하나님처럼 높임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5절 “그런즉 아볼로는 무엇이며 바울은 무엇이냐? 그들은 주께서 각각 주신 대로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한 사역자들이니라.” 바울이나 아볼로는 사역자라고 강조합니다. 사역자는 일꾼을 가리킵니다. 바울이나 아볼로는 높임을 받을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이 시킨 일을 하는 일꾼입니다. 그들은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믿게 하는 일을 하는 일꾼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높이고, 그들을 중심으로 파벌을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6-7절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바울이나 아볼로는 하나님의 밭에서 일하는 농부와 같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것입니다. 작물이 자라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몫입니다. 바울은 초창기 인물로서 복음의 씨앗을 심은 사람이고, 아볼로는 가르치는 일을 잘 한 사람으로서 물은 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영광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고린도에 교회가 세워지고 그 교회가 부흥한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지 결코 사람이 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을 높이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입니다.

8절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심는 이와 물 주는 이, 즉 바울이나 아볼로는 한 가지입니다. 즉 똑같은 사람입니다. 누가 특별히 잘난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각 사람은 자기가 수고한 대로 하나님으로부터 삯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상을 주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상을 주거나 삯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을 높이거나 그들을 중심으로 당파를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의 평가를 받으려고 하거나 사람으로부터 상을 받으려고 하면, 당파가 생기고 분열과 다툼도 생깁니다.

9절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고린도 교회를 하나님의 밭 또는 하나님의 집으로 비유합니다. 그리고 바울과 아볼로는 그 밭과 집에서 일하는 일꾼들로 비유합니다. 바울이나 아볼로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밭과 하나님의 집에서 함께 일하는 동역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두 사람을 당파의 우두머리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일꾼일 뿐입니다. 결코 그들을 높여서는 안 됩니다. 사람을 높이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 기초를 둔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는 오직 예수님, 오직 십자가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다른 사람을 높이고 따르는 사람을 육신에 속한 사람, 미숙한 사람이라고 부르며 책망하였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사람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의 은총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람을 높입니다. 특정인을 높이고 특정인을 낮춤으로 분열과 다툼을 일으킵니다. 이런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십자가를 지시고 죽음의 자리까지 내려가며 하나님께 복종하신 예수 그리스도, 다시 말하면 십자가의 지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고 미숙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구원과 신앙 성장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셨습니다. 한 교회에서 함께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우리의 동료요 또한 하나님의 일꾼들입니다. 그들 중 특정인을 높이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당파를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공허하게 자기 자랑이나 하고, 다른 사람을 우상처럼 떠받들고 분열을 일삼는 사람은 미숙하기 그지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성령 하나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종속되거나 다른 사람을 높이는 미숙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우리의 동료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한 마음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성령님으로 충만해서 미숙한 상태에서 벗어나 온전하고 신령한 사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육신의 정욕을 버리지 못해 어린 아이처럼 미숙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우리 자신을 높이거나 또는 사람을 높이고 의지하려는 어리석음을 버리게 하옵소서. 성령 하나님의 은혜를 충만히 받아서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가는 성숙한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모든 사람을 우리의 동료요 하나님의 일꾼으로 여기며 협력하여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