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일 수요일

하나님, 새로운 달 10월에도 변함없이 주님을 섬기며, 주님의 백성으로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주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우리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주님 안에 더 깊이 뿌리 내려, 성령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창세기 32:21-32 <야곱이 두려움을 물리치고 기도하다>

야곱이 밤새 씨름하다

32장은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날 준비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에서는 야곱이 자기 복을 가로챈 것 때문에 야곱을 미워하였습니다. 실제로 에서는 400명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야곱을 만나려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에서를 만나는 것이 야곱에게는 두려운 일입니다. 야곱은 그가 소유한 많은 재산을 에서에게 선물로 주면 에서의 마음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그것만으로 그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기에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야곱은 에서에게 선물을 보낸 후에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오늘 본문이 야곱이 하나님께 드린 두 번째 기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곱은 밤을 새며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21-23절 “그 예물은 그에 앞서 보내고 그는 무리 가운데서 밤을 지내다가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인도하여 얍복 나루를 건널새 그들을 인도하여 시내를 건너가게 하며 그의 소유도 건너가게 하고” 야곱은 에서를 위한 선물을 먼저 보냅니다. 그리고 부인들과 자녀들과 자기 재산들도 먼저 얍복 강을 건너게 합니다. 얍복강은 요단강의 한 지류입니다. 야곱은 강가에 혼자 남습니다. 야곱이 가나안을 떠나 하란으로 갈 때 혼자였던 것처럼 야곱은 모든 것을 떠나보낸 후에 혼자 남았습니다. 혼자 남은 야곱은 가나안을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형 에서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혼자 남은 야곱이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몸으로 하는 싸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기도가 단지 말로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24절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야곱은 어떤 사람을 만나서 날이 샐 때까지 씨름을 합니다. 이 씨름이 바로 기도입니다. 야곱이 만나 씨름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이 사람은 마귀이기도 하고, 하나님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이 처음에는 기도를 방해하다가, 나중에는 야곱에게 축복을 합니다.

기도를 시작한 야곱은 에서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야곱은 그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밤새도록 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깁니다. 25절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어긋났더라.” 야곱을 괴롭히던 사람이 자기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공격했습니다. 이는 씨름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공격한 이유가 26절에 나옵니다. 26절 “그가 이르되 ‘날이 새려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이르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그 사람은 날이 새려하니 자신은 떠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신 같은 영적인 존재는 밤에만 활동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야곱과 씨름한 사람도 그런 영향을 받는 존재인 셈입니다. 그 사람이 날이 새기 전에 떠나기 위해 야곱의 허벅지 관절까지 공격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끝까지 그 사람을 붙들고 늘어집니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축복하기 전에는 결코 보내주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야곱은 에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신체적인 고통까지 참아냅니다. 그리고 결국 두려움에서 벗어납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만나다

27절 이하 말씀을 보면 야곱과 씨름하며 야곱을 괴롭히던 사람이 야곱을 축복하는 존재로 변합니다. 그는 더 이상 마귀가 아닙니다. 27-28절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이르되 ‘야곱이니이다.’ 그가 이르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야곱과 씨름한 사람이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사람의 이름이 바뀌는 것은 그 사람이 새로워진다는 뜻입니다. 야곱이라는 이름의 뜻은 ‘발꿈치를 잡다.’ 또는 ‘속이다.’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이란 이름의 뜻은 ‘하나님과 겨루다.’ 또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다.’입니다. 이름의 뜻이 완전히 다른 것처럼 야곱은 얍복 나루에서 밤새 싸우며 기도하는 하는 중에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스라엘)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워진 야곱의 이름,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민족의 이름이 됩니다.

새로워진 야곱, 이스라엘은 자기와 싸우고 자기 이름을 바꿔준 그 사람에 대해서 묻습니다. 29절 “야곱이 청하여 이르되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소서.’ 그 사람이 이르되 ‘어찌하여 내 이름을 묻느냐?’ 하고 거기서 야곱에게 축복한지라.” 야곱과 싸운 사람은 야곱에게 그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야곱에게 축복한 뒤에 떠났습니다.

그가 떠난 뒤에 야곱은 그 사람이 하나님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30절 “그러므로 야곱이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하였으니 그가 이르기를 ‘내가 하나님과 대면하여 보았으나 내 생명이 보전되었다.’ 함이더라.” ‘브니엘’의 뜻은 하나님의 얼굴입니다. 야곱은 자신이 대면한 사람이 하나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보고도 살아남은 것을 기억하면서 자신이 싸운 곳의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야곱은 기도를 시작할 때, 그에게 엄습한 두려움과 싸웠습니다. 형 에서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그는 제대로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밤새도로 그런 걱정과 두려움을 몰아내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러한 싸움, 그러한 기도 덕분에 그는 결국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31-32절 “그가 브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돋았고 그의 허벅다리로 말미암아 절었더라. 그 사람이 야곱의 허벅지 관절에 있는 둔부의 힘줄을 쳤으므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금까지 허벅지 관절에 있는 둔부의 힘줄을 먹지 아니하더라.” 야곱은 기도하는 중에 둔부의 힘줄, 엉덩이 부위의 근육을 다쳤습니다. 그리고 야곱의 후손, 즉 이스라엘 민족은 야곱의 기도를 생각하며, 짐승의 둔부, 즉 엉덩이 부위의 힘줄은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야곱의 기도는 치열한 싸움이었고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이었습니다. 야곱이 낯선 사람과 싸움을 시작하였고, 그 후에는 그 사람이 새벽에는 떠나야 하는 귀신 같은 존재라는 것이 드러났고, 마지막으로는 그 사람이 하나님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과정은 야곱이나 믿음의 사람들이 기도하는 중에 체험하는 영적인 현상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일이요, 좋은 일입니다만, 기도는 치열한 싸움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기도를 방해하는 세력과 싸워 이겨야 우리가 온전한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야곱은 형 에서에 대한 두려움과 싸웠습니다. 우리 역시 기도할 때 두려움을 물리쳐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근심과 걱정과 싸워야 합니다. 그것과 싸워 이기지 못하면 아무리 기도해도 두려움과 근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고 두려움과 근심 속에서 헤매다가 기도를 마친다는 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은 낯선 존재로 느껴지고 맙니다. 하나님을 친밀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온전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싸워야 합니다. 특히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두려움, 근심, 미움을 잘 살피고 그것들과 마주 대하고 물리쳐야 합니다. 그러한 싸움에서 이길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에게 복과 평화를 주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 생활을 반성하고 야곱처럼 좀 더 치열한 기도를 드림으로, 하나님을 대면하고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총을 충만히 누려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우리의 기도가 치열한 싸움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고, 우리와 하나 되시는 주님을 만날 때까지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방해하는 두려움, 걱정, 게으름을 모두 떨쳐버리고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고, 주님을 만나, 주님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