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일 목요일

 
하나님, 깊어가는 가을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자연세계를 바라보며, 주님의 은혜로 이루어질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대합니다. 우리의 모습이 새로워지고, 주님의 뜻이 다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나라를 기대합니다.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언제 어디서나 소망을 품고 주님께 순종하며 살게 하옵소서.

 
창세기 33:1-17 <야곱과 에서가 만나 화해하다>

 
야곱과 에서가 만나 화해하다

창세기 32장은 야곱이 에서를 만날 준비를 하는 이야기이고, 오늘 읽은 33장은 야곱이 에서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야곱이 에서를 만나기 전에 에서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러한 야곱에게 하나님은 당신의 군대 같은 천사들을 보내서 힘을 주셨고, 야곱은 밤새도록 치열한 기도를 드리면서, 자기 안에 있는 두려움과 싸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에게 복을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하여 두려움 없이 형을 만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곱과 에서가 만남으로 형제간의 불화가 20여년 만에 끝납니다.

1-2절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서가 사백 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지라. 그의 자식들을 나누어 레아와 라헬과 두 여종에게 맡기고 여종들과 그들의 자식들은 앞에 두고 레아와 그의 자식들은 다음에 두고 라헬과 요셉은 뒤에 두고” 야곱이 에서가 오는 모습을 보고 두려워하지 않고, 에서를 맞을 준비를 합니다. 야곱은 자식들과 부인들을 서열에 맞추어 줄을 세웁니다. 이것은 당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맞이하는 예법입니다.

야곱이 에서의 공격을 두려워해서 자기 가족 중 가장 사랑하는 라헬과 요셉을 맨 마지막에 둔 것은 아닙니다. 에서가 공격하면 그 공격을 피할 사람은 없습니다. 조금 뒤에 있다고 해서 그 공격을 피하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어제 묵상한대로 야곱은 형에 대한 두려움을 이겼습니다. 그가 에서를 두려워했더라면 에서를 피해 도망쳤을 것이고, 에서를 아예 만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3-4절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야곱이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공손하게 형에게 인사합니다. 이에 에서는 반갑고 사랑스럽게 야곱을 맞이합니다. 에서가 야곱을 안고 야곱과 입을 맞추고 두 사람이 함께 울었습니다. 야곱은 형의 장자의 권리를 빼앗았고, 에서는 그러한 동생을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원수처럼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화해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화해가 이루어지기 전에 야곱의 기도가 있었습니다. 그 기도 덕분에 야곱이 변화되었고, 형 에서도 변화되었습니다. 400명을 이끌고 야곱을 공격하러 오던 에서가 야곱을 반갑게 맞이하고, 야곱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습니다.

야곱이 에서를 만난 후에 야곱의 부인들과 자녀들이 차례로 에서에게 인사합니다. 5절 “에서가 눈을 들어 여인들과 자식들을 보고 묻되 ‘너와 함께 한 이들은 누구냐?’ 야곱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이니이다.’” 야곱이 부인과 자녀들을 소개할 때 ‘주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이라고 소개합니다. 자격 없는 자신에게, 즉 형을 속이고 축복을 가로챈 자신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시고 자녀를 주셨다는 뜻입니다. 야곱은 계속해서 에서에게 자신을 낮춥니다. 이것이 변화된 야곱의 모습입니다.

6-7절 “그 때에 여종들이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레아도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그 후에 요셉이 라헬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니” 야곱의 부인과 자녀들도 에서에게 차례로 나와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야곱이 에서에게 예물을 바치다

이후에 야곱이 에서에게 예물을 줍니다. 8절 “에서가 또 이르되 ‘내가 만난 바 이 모든 떼는 무슨 까닭이냐?’ 야곱이 이르되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 야곱은 에서에게 많은 재물을 세 떼로 나누어 먼저 보냈습니다. 에서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야곱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야곱은 에서의 은혜를 입기 원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야곱은 에서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형을 속이고 그의 복을 가로챘기 때문입니다. 에서가 야곱의 예물을 받아준다면 그것으로 야곱은 형에게 진 빚을 갚는 셈입니다.

그런데 에서가 야곱의 예물을 거부합니다. 9절 “에서가 이르되 ‘내 동생아,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소유는 네게 두라.’” 에서는 자신에게 이미 많은 재물이 있으니, 야곱의 예물은 필요 없다고 하였습니다.

야곱은 제발 받아달라고 간청합니다. 10절 “야곱이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내가 형님의 눈앞에서 은혜를 입었사오면 청하건대 내 손에서 이 예물을 받으소서.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 야곱은 자신이 에서를 만난 것이 하나님을 만난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고향을 떠난 자신을 만나주시고 복을 약속해주셨는데, 에서 역시 야곱을 용서하고 그대로 받아주었습니다. 야곱은 그러한 에서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에서가 야곱을 용서했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야곱의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에서가 야곱의 예물을 받아준다면 그것으로 에서가 야곱을 용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용서를 받는 것만큼이나 형의 용서를 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형의 얼굴을 보는 것이 하나님이 얼굴을 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죄를 지었을 때, 하나님에게 용서 받는 것만큼이나 사람에게 용서 받는 것을 귀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결국 에서가 야곱의 예물을 받습니다. 11절 “‘하나님이 내게 은혜를 베푸셨고 내 소유도 족하오니 청하건대 내가 형님께 드리는 예물을 받으소서.’ 하고 그에게 강권하매 받으니라.” 야곱은 에서에게 예물을 받아달라고 강권하였고, 에서가 야곱의 예물을 받아줌으로써 야곱과 에서의 화해가 완성되었습니다.

12-17절은 야곱과 에서가 헤어지는 이야기입니다. 12-13절 “에서가 이르되 ‘우리가 떠나자. 내가 너와 동행하리라.’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도 아시거니와 자식들은 연약하고 내게 있는 양 떼와 소가 새끼를 데리고 있은즉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모든 떼가 죽으리니.” 에서는 야곱과 함께 가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자신에게 딸린 사람들과 재물들을 너무 많아서 에서와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14-16절 “‘청하건대 내 주는 종보다 앞서 가소서. 나는 앞에 가는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 천천히 인도하여 세일로 가서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에서가 이르되 ‘내가 내 종 몇 사람을 네게 머물게 하리라.’ 야곱이 이르되 ‘어찌하여 그리하리이까? 나로 내 주께 은혜를 얻게 하소서.’ 하매, 이 날에 에서는 세일로 돌아가고” 야곱은 자신 일행은 천천히 여행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일로 찾아가서 에서에게 인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야곱은 에서가 자신의 종 몇 사람을 남겨서 도와주겠다고 하는 것도 거절합니다.

야곱에게는 다른 사명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가나안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에서가 비록 세일에 자리를 잡고 살고 안정적으로 살고 있었지만 야곱은 형의 도움을 받아 살 생각이 없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따라서,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에서는 그것을 인정하고 세일로 돌아갑니다.

17절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그의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으므로, 그 땅 이름을 숙곳이라 부르더라.” 야곱은 가나안에 있는 숙곳(장막)에 집을 짓고 거주합니다. 이렇게 해서 에서와 야곱은 평화롭게 만난 이후에, 평화롭게 헤어져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따라 살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곱과 에서는 20년 만에 화해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원수처럼 지내는 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한 일입니다. 형과 화해하기 위해 야곱은 밤을 새며 기도하였고, 그 기도로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고향을 떠난 야곱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변화된 야곱은 겸손하게 형에게 다가갔고, 형에게 많은 예물을 바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이처럼 화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재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 아직 화해하지 못한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고, 용기를 내서 그 문제를 가지고 기도하고, 기도 후에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용서를 구하고, 피해를 보상하고, 화해를 청하십시오. 그렇게 화해함으로 모든 사람을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하나님,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사람들, 가족들, 이웃들, 친구들을 언제나 사랑하게 하옵소서. 그들과 하나 되지 못한 것을 슬프고 안타깝게 여기고, 화해하기 위해 애쓰게 하옵소서. 자신을 낮추고 재물을 아까워하지 않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서로 해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따라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