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일 금요일

 
자비로우신 하나님, 우리가 주님의 긍휼을 입고 용서받은 사람인인 것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죄인인 우리를 품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오직 사랑의 마음을 품고 서로 용납하게 하옵소서.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사랑하게 하옵소서.

 
창세기 33:18-34:12 <불의한 선택을 강요 당하는 야곱>

 
야곱이 세겜에 머물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다

오늘 본문은 야곱의 가족이 세겜에서 살 때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야곱은 형 에서와 만나 화해하고, 에서와 바로 헤어집니다. 에서는 본래 살던 세일로 돌아갔고, 야곱은 숙곳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세겜으로 이사합니다. 야곱은 가나안 땅에 도착해서 아브라함과 이삭처럼 나그네 생활을 합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이 세겜에 머무는 동안 일어난 사건입니다.

18-19절 “야곱이 밧단아람에서부터 평안히 가나안 땅 세겜 성읍에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장막을 치고, 그가 장막을 친 밭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의 손에서 백 크시타에 샀으며” 야곱 일행이 평안히 세겜 성읍에 도착하였습니다. 야곱은 그 성읍 앞에 천막을 쳤습니다. 성읍 안에는 들어갈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성읍 바깥에 천막을 치고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그곳에 오래 머물 생각을 하고 자신이 천막을 친 땅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백 크시타를 주고 샀습니다. 크시타는 화폐의 단위인데 정확한 가치를 알기 어렵습니다.

20절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더라.” 야곱은 장막을 친 곳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 즉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엘’이라는 단어의 뜻은 하나님입니다. 당시 가나안 사람들도 자기들이 섬기는 하나님을 엘이라고 불렀습니다. 야곱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즉 자신이 섬기는 엘, 즉 하나님이 진정한 하나님이라는 차원에서 제단의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라고 하였습니다.

 
야곱이 불의한 선택을 강요당하다

야곱은 세겜에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슬픈 사건이 일어납니다.

34장 1-4절 “레아가 야곱에게 낳은 딸 디나가 그 땅의 딸들을 보러 나갔더니, 히위 족속 중 하몰의 아들 그 땅의 추장 세겜이 그를 보고 끌어들여 강간하여 욕되게 하고, 그 마음이 깊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연연하며 그 소녀를 사랑하여 그의 마음을 말로 위로하고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청하여 이르되 ‘이 소녀를 내 아내로 얻게 하여 주소서.’ 하였더라.” 세겜은 지명이면서 동시에 사람 이름입니다. 세겜이라는 도시는 가나안 땅의 원주민 족속 중 히위 족속이 사는 땅입니다. 그런데 세겜의 추장인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를 강간하였습니다. 세겜은 디나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고 디나를 아내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세겜은 아버지 하몰에게 야곱의 집안과 혼인 관계를 맺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디나가 세겜의 추장에게 강간을 당한 것은 슬픈 일이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세겜의 추장이 디나와 혼인을 하게 된다면, 야곱 집안은 세겜에 쉽게 정착하고 추장 집안의 도움을 받아 잘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야곱에게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5-6절 “야곱이 그 딸 디나를 그가 더럽혔다 함을 들었으나 자기의 아들들이 들에서 목축하므로 그들이 돌아오기까지 잠잠하였고, 세겜의 아버지 하몰은 야곱에게 말하러 왔으며” 딸이 그런 일을 당했지만 야곱은 잠잠히 있을 뿐입니다. 야곱은 그곳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나그네요, 세겜 사람들은 수도 많고 힘도 셌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해도 항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야곱에게 세겜의 아버지 하몰이 찾아와서 혼인 관계를 맺자고 제안하니, 야곱이 그곳에서 계속 살려면 혼인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야곱은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야곱의 아들들이 뒤늦게 누이, 디나의 소식을 듣고 심히 분노합니다. 7절 “야곱의 아들들은 들에서 이를 듣고 돌아와서 그들 모두가 근심하고 심히 노하였으니 이는 세겜이 야곱의 딸을 강간하여 이스라엘에게 부끄러운 일 곧 행하지 못할 일을 행하였음이더라.” 디나를 강간한 것은 디나 뿐만 아니라, 아버지 이스라엘을 부끄럽게 한 일이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야곱은 현실을 생각하며 참았지만, 야곱의 아들들은 심히 분노하여 복수할 마음을 품습니다. 그들은 결국 피의 복수를 합니다.

8-12절은 디나를 강간한 세겜의 아버지 하몰이 제안하는 말입니다. 8-10절 “하몰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 세겜이 마음으로 너희 딸을 연연하여 하니 원하건대 그를 세겜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하라. 너희가 우리와 통혼하여 너희 딸을 우리에게 주며 우리 딸을 너희가 데려가고 너희가 우리와 함께 거주하되 땅이 너희 앞에 있으니 여기 머물러 매매하며 여기서 기업을 얻으라.’ 하고” 하몰은 자신의 아들 세겜이 디나와 결혼할 뿐만 아니라, 세겜 지역 사람과 야곱의 자녀들이 서로 혼인하여 한 집안처럼 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야곱은 세겜에 잘 정착할 수 있고, 세겜 사람들과 동등한 지위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하몰의 아들 세겜도 거듭니다. 11-12절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와 그의 남자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로 너희에게 은혜를 입게 하라. 너희가 내게 말하는 것은 내가 다 주리니 이 소녀만 내게 주어 아내가 되게 하라. 아무리 큰 혼수와 예물을 청할지라도 너희가 내게 말한 대로 주리라.’” 세겜은 디나와 결혼을 하게 해 준다면 무엇이든지 다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나그네 신세인 야곱 입장에서 보면 하몰과 세겜의 주장은 매우 좋은 제안입니다. 그들과 혼인 관계를 맺으면 야곱은 가나안 땅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제안은 유혹이기도 합니다. 세겜 사람들과 통혼하기 시작하면 소수에 불과한 야곱의 가족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겜 사람들의 일부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당시 세겜 성읍 사람들의 수가 야곱의 가족보다 비교할 수 없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디나에게 못된 짓을 한 세겜 사람들이 다른 야곱의 가족에게도 못된 짓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제안을 거절하면 야곱 가족이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야곱의 가족은 매우 곤란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우리도 야곱과 같은 입장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불의한 일을 그냥 참고, 불의한 사람과 타협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단지 안정적으로 사는 것에만 관심을 두면 불의한 일에도 눈을 감고, 특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사는 것도 포기할 수 있습니다.

단지 안정적으로 사는 것이나 살아남는 것보다, 가치 있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백성답게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이라도 그렇게 가치 있게 살면 우리 인생은 잘 살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존의 문제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생존의 문제는 하나님께 맡기고 진리를 선택할 때 우리들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거룩한 것을 선택하며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하나님, 우리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않게 하옵소서. 모든 염려는 주님께 맡기고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게 하옵소서. 언제 어디서나 진리의 말씀을 선택하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감으로, 더러운 유혹과 불의한 세력을 잘 물리치고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