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1일 화요일 <사순절 스물넷째 날>
하나님, 오늘 하루를 우리에게 허락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시선이 온전히 하나님을 향하게 하시고, 하나님 한 분으로 기뻐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나훔 1:1-15 <오늘을 살아가는 희망>
우리 교회는 매주 수요기도회마다 공동기도제목을 두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그 시간에 기도제목을 보시면 우리나라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그 기도제목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에는 크고 작은 의롭지 못한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지요. 자신의 힘만을 믿고 약한 이웃들을 괴롭히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이웃 국가를 짓밟는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곱씹다보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신가?”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성경은 여러 책을 통해 답을 주고 있는데요, 오늘부터 우리가 함께 묵상할 나훔서 또한 이러한 질문에 대해 하나님의 답을 주는 예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훔서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이방민족, 그 중에서도 한 시대를 지배했던 초 강대국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를 향한 예언입니다. 앗수르는 고대 근동을 제패했던 강력한 제국으로, 당시 고대 근동에서 살아가던 여러 민족, 나라들을 끊임없이 침공했던 나라였습니다. 앗수르는 특히 정복한 나라들을 대우하는 데 있어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들은 정복한 땅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포로로 끌고 갈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과의 혼혈 정책을 시행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빼앗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살 수 없을 만큼의 조공을 강요하고 약탈을 거듭했습니다. 앗수르의 마수는 이스라엘에도 미쳤는데요, 북이스라엘이 앗수르 손에 멸망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방민족의 혼혈인 사마리아인이 만들어졌고요. 남 유다 왕국을 침공하여 풍전등화의 위기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역사가 있다보니, 이스라엘 사람들/유다 사람들에게 앞에서 이야기했던 질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저렇게 악하고 무도한 앗수르를 왜 가만히 내버려두시는가? 하는 것이죠.
그런 질문 앞에서 하나님께서는 무어라 말씀하실까요? 나훔 1장 2-3절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여호와는 질투하시며 보복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 여호와는 보복하시며 진노하시되 자기를 거스르는 자에게 여호와는 보복하시며 자기를 대적하는 자에게 진노를 품으시며 여호와는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권능이 크시며 벌 받을 자를 결코 내버려두지 아니하시느니라 여호와의 길은 회오리바람과 광풍에 있고 구름은 그의 발의 티끌이로다.” 나훔은 하나님께서 보복하시는 분, 저지른 일에 대하여 엄정한 심판을 내리시고 그 대가를 돌려주시는 분이라 선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없이 사랑하시고 인내하시는 분이시지만, 그렇다고 의로움을 포기하고 모든 것이 괜찮다 넘어가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성경은 이 고백이야말로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말씀합니다.‘하나님은 벌을 받을 자를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말씀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어디 계신가라고 물을 때에, 의로우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보기에 더딜 수는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의로운 심판을 행하시는 분이다! 이 고백을 분명하게 신뢰하는 것과 신뢰하지 않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마라톤처럼 장거리 달리기를 생각해보십시오. 장거리 달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체력, 장비- 다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결승점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언제 끝날지를 모른 채 막연한 상태로 달린다면, 페이스를 조절할 수도 없을 것이고요, 심리적으로도 금방 지치게 될 겁니다. 그러나 결승점을 정확히 알고 언제 끝날지를 안다면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치더라고 ‘한 걸음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힘을 낼 수 있어요.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오늘날에도 앗수르처럼 무자비한 힘을 휘두르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무한 경쟁의 사회도 그러하고요, 자기 이득을 위해서 이웃을 겁박하고 억압하는 나라나 이익 집단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나 자신을 지키고, 힘을 내어서 살아가려면,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신앙의 ‘결승점’이 필요합니다. 한 걸음 씩, 조금씩 더 힘을 내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표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심판하시는 하나님,” 이 고백이 그런 표지/결승점의 역할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심판하시고 새롭게 하신다는 믿음을 끝까지 붙들며 살아갔습니다. 눈앞에 아무리 거대한 제국이 있고, 강력한 권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제국에 의해 내 나라가 멸망을 당하더라도 이스라엘은 그 모든 것을 심판하시고 의를 세우실 하나님을 붙들었습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제국이 영원할 것이라, 우리를 지배하는 이 체제가 영원할 것이라 자신합니다. 그렇게 자신하는 사람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나훔 1장 14절입니다. “나 여호와가 네게 대하여 명령하였나니 네 이름이 다시는 전파되지 않을 것이라 내가 네 신들의 집에서 새긴 우상과 부은 우상을 멸절하며 네 무덤을 준비하리니 이는 네가 쓸모 없게 되었음이라.”
사상이 되었든 체제가 되었든, 나라가 되었든 그것이 아무리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할지라도 하나님보다 강할 수 없다 말씀합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나훔 시대의 앗수르는 온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역사의 한켠에 기록으로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수많은 사람들은 일제가 망하지 않을 것이라 절망하고 체념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에게 독립이 찾아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때는 공산주의 세계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국가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어느 한 쪽의 편을 들려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도 그렇습니다. 이 시대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영원하신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불의함을 심판하실 것이고, 의를 행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고 의지했던 이들을 기억하시고 15절의 말씀처럼 아름다운 소식을 전해주실 겁니다.
이 약속을 믿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오늘 하루를 살아갈 희망과 힘을 주십니다. 오늘도 하나님만을 바라보시면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시는 성도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심판하시고 의로움을 세우신다는 것을 신뢰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이 세상의 권세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정도를 걸어가는 성도로 살게 하여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