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사순절 스물일곱째 날>

 
하나님, 주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를 위해 부활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소망이요 목표이오니, 사순절을 보내며 우리들이 우리 인생의 목표이신 소망이신 예수님께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옵소서.

 
하박국 1:1-11 <불의한 세상에서 불평하고 질문하기>

 
불의한 현실에 대한 하박국의 불평과 질문

하박국서는 일반적인 선지서와 많이 다릅니다. 일반적인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그 말씀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을 책망합니다. 반면 하박국서에서는 하박국 선지자가 불의한 현실 때문에 하나님께 불평을 토로하고 질문합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그 질문에 대답하시고, 그 대답을 들은 하박국 선지자는 깨달음을 얻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1-2장에는 두 차례에 걸친 하박국의 질문과 하나님의 대답이 나오고, 3장에는 하박국의 찬양이 나옵니다. 오늘은 하박국의 첫 번째 질문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을 묵상합니다.

1절 “선지자 하박국이 묵시로 받은 경고라.” 이 구절만으로 하박국 선지자가 누구인지, 어느 시대에 활동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 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갈대아 사람은 바벨론 사람입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바벨론이라는 나라를 강하게 하셔서 남왕국 유다를 공격할 것을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이 구절을 보면 하박국이 활동한 시기는 바벨론이 남왕국 유다를 침략하여 멸망시키기 직전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하박국 선지자는 비교적 의로운 왕이었던 요시야가 죽고 악한 왕 여호야김이 다스리던 때에 활동한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 2-4절은 하박국의 첫 번째 불평과 질문이고, 5-11절은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2절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하박국은 자신이 하나님께 오랫동안 부르짖었지만 응답하지 않으셨다고 불평합니다. 하박국은 특히 강포, 즉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고발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폭력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원하지 않으신다고 불평합니다.

하박국은 그가 살던 시대에 폭력이 난무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지만, 그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불평하였습니다.

3-4절은 당시 현실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3절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 하박국의 시대에 죄악, 패역, 겁탈과 강포, 변론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하박국은 그런 불의한 현실을 하나님께 고발하며 고쳐달라고 기도하였지만, 변함이 없습니다.

4절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 다들 율법을 무시하고 죄를 짓다보니 율법이 해이해지고 말았습니다. 즉 율법이 지켜지질 않습니다. 또한 정의가 시행되지 못합니다. 옳고 그름이 제대로 분별되지 않는 세상이 되고 만 것입니다. 특히 악인이 번성하여 의인을 억압하다보니 정의가 왜곡되고 말았습니다. 정의로운 세상에서는 악인이 번성할 수가 없습니다. 폭력을 사용하여 번성하게 된 악인들이 자신들이 의인인체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두시니 하박국은 답답해서 하나님께 불평하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박국 선지자의 불평과 질문을 경건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책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못마땅해도 그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며 하나님께 불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박국의 불평과 질문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은 의로우신 분이라고 믿었고, 의로우신 하나님은 불의한 현실을 방치하지 않으실 것임을 믿었습니다. 그러한 믿음이 이러한 불평과 질문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의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의한 현실에 대한 불평과 질문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박국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

5-11절은 하박국의 불평과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입니다. 5절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여러 나라를 보고 또 보고 놀라고 또 놀랄지어다. 너희의 생전에 내가 한 가지 일을 행할 것이라. 누가 너희에게 말할지라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이 한 가지 일을 행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박국이 보기에 하나님이 불의한 현실을 방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하나님은 일하시고 있었습니다. 하박국이나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믿지 못할 일을 준비하시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이 6-11절에 나옵니다. 6절 “보라. 내가 사납고 성급한 백성 곧 땅이 넓은 곳으로 다니며 자기의 소유가 아닌 거처들을 점령하는 갈대아 사람을 일으켰나니” 하나님께서 갈대아 사람을 일으키셨습니다. 갈대아는 바벨론을 가리킵니다. 유다에서 일어나는 불의한 일들을 심판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이 바벨론을 일으켜 강한 나라가 되게 하십니다. 그 바벨론은 사납고 다른 사람들의 땅을 함부로 빼앗습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나라를 사용하여 불의한 나라, 남왕국 유다를 심판하십니다.

7-8절 “그들은 두렵고 무서우며 당당함과 위엄이 자기들에게서 나오며, 그들의 군마는 표범보다 빠르고 저녁 이리보다 사나우며 그들의 마병은 먼 곳에서부터 빨리 달려오는 마병이라. 마치 먹이를 움키려 하는 독수리의 날음과 같으니라.” 바벨론은 무섭고도 빠르게 그리고 사납게 달려오는 맹수와 같습니다.

9-10절 “그들은 다 강포를 행하러 오는데 앞을 향하여 나아가며 사람을 사로잡아 모으기를 모래 같이 많이 할 것이요, 왕들을 멸시하며 방백을 조소하며 모든 견고한 성들을 비웃고 흉벽을 쌓아 그것을 점령할 것이라.” 바벨론이 와서 사람들을 사로잡고 왕들과 방백들을 멸시하고 견고한 성을 점령합니다.

11절 “그들은 자기들의 힘을 자기들의 신으로 삼는 자들이라. 이에 바람 같이 급히 몰아 지나치게 행하여 범죄하리라.” 바벨론은 사납고 폭력을 행사하고 교만하고 자기 힘을 믿고 삽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불의한 바벨론을 당신의 도구로 삼아 범죄한 나라들을 심판하십니다. 남왕국 유다도 그러한 심판을 받을 나라 중 하나입니다.

불의한 현실을 방치한다고 불평하는 하박국 선지자에게 하나님은 불의한 남왕국 유다를 그대로 두지 않으시고 반드시 벌을 내려 심판할 것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불의한 현실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것 때문에 하나님께 불평하고 질문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불의를 용납하지 않으시는 의로운 분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이 결코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분이라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의로우신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불의한 현실에 적응하거나 안주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일어나는 불의한 일을 그냥 방관하지 않고, 그것이 불의한 일이라고 외치고, 또한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기도할 때 불의한 현실 속에서도 일하시고 있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죄가 모두 사라진 세상, 의롭고 거룩한 세상을 이루시기 위해서 평생 의롭게 사셨고, 온 인류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에서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음으로 예수님처럼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장차 예수님과 같은 의롭고 거룩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이 이루시는 죄가 하나도 없는 의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확신하고, 불의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불평하고 질문하고 기도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의로우신 하나님. 우리가 불의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게 하옵소서. 불의한 현실이 주는 조그마한 이익에 얽매여 불의에 익숙해지지 않게 하옵소서. 의로우신 예수님, 우리의 죄를 도말하신 예수님의 은총을 입어, 죄가 사라진 세상, 흠도 티도 없는 거룩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살게 하옵소서. 불의한 현실 때문에 슬퍼하고 기도하며, 또한 의롭게 변화시키며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