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6일 토요일 <사순절 스물여덟째 날>

 
사랑하는 하나님, 주님의 사랑을 받으며 한 주간을 지냈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사랑 안에 있음을 기억하고, 모든 불안과 의심을 몰아내게 하옵소서. 언제나 어디서나 평화를 누리게 하옵소서. 미움이나 시기에 사로잡히지 않고 언제나 사랑하게 하옵소서.

 
하박국 1:12-2:8 <악한 현실에서 믿음으로 살기>

 
악한 바벨론에게 심판할 자격이 있습니까?

오늘 본문은 하박국 선지자와 하나님의 두 번째 대화입니다. 첫 번째 대화에서 하박국 선지자는 남왕국 유다의 불의한 현실을 하나님이 방치하신다고 불평하며 언제까지 그대로 두시겠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하나님은 바벨론이라는 아주 강하고 폭력적인 나라를 사용하여 불의한 남왕국 유다를 심판할 것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12-17절은 하박국 선지자의 두 번째 질문입니다. 그는 불의한 남왕국 유다를 심판하는 것은 옳지만, 바벨론 같은 악한 나라를 사용하여 심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따집니다. 이어지는 2장 말씀은 하박국 선지자에게 하나님이 응답하신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 1장 12-17절에서 하박국은 악한 바벨론의 모습을 묘사하며 그런 악한 바벨론이 유다를 포함하여 여러 나라를 정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12절 “선지자가 이르되 ‘여호와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한 이시여. 주께서는 만세 전부터 계시지 아니하시니이까? 우리가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리이다. 여호와여 주께서 심판하기 위하여 그들을 두셨나이다. 반석이시여, 주께서 경계하기 위하여 그들을 세우셨나이다.’” 하반절에 나오는 대로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남왕국 유다를 심판하시기 위해서 ‘그들’ 즉 바벨론을 두시고, 남왕국 유다를 경계하시기 위해서 바벨론을 세우셨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바벨론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박국은 그 바벨론 자체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바벨론이 유다를 심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13절 “주께서는 눈이 정결하시므로 악을 차마 보지 못하시며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거늘, 어찌하여 거짓된 자들을 방관하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는데도 잠잠하시나이까?” 악을 차마 보지 못하고 패역을 차마 보지 못하시는 하나님께서 바벨론처럼 거짓된 자들을 그냥 두고 보시냐고 따집니다. 하반절에 있는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킨다는 구절’은 유다보다 더 악한 바벨론이, 바벨론보다는 의로운 유다를 삼킨다는 뜻입니다.

하박국은 범죄한 남왕국 유다가 심판을 받아 망하는 것은 옳지만, 유다를 망하게 하는 나라는 유다보다는 의로운 나라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4-17절 “주께서 어찌하여 사람을 바다의 고기 같게 하시며, 다스리는 자 없는 벌레 같게 하시나이까? 그가 낚시로 모두 낚으며 그물로 잡으며 투망으로 모으고 그리고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그물에 제사하며 투망 앞에 분향하오니 이는 그것을 힘입어 소득이 풍부하고 먹을 것이 풍성하게 됨이니이다. 그가 그물을 떨고는 계속하여 여러 나라를 무자비하게 멸망시키는 것이 옳으니이까?” 하박국은 여러 나라 사람들을 바다의 물고기로, 바벨론은 무자비하게 그 물고기를 잡는 어부에 비유하면서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바벨론으로 하여금 무자비하고 닥치는 대로 나라들을 침략하게 하고 사람들을 고생시키는 것이 옳지 않다고 항의합니다.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러한 하박국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하나님이 대답하신 말씀이 2장에 나옵니다. 오늘은 그 대답 중 1-8절 말씀만 묵상합니다. 1절 “내가 내 파수하는 곳에 서며, 성루에 서리라.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 하박국이 파수하는 곳, 즉 성루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립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의 기본자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주목하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2절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 묵시를 기록하여 판에 명백히 새기되,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라.’” 말씀을 기다리는 하박국에게 하나님이 응답하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하시는 말씀, 즉 묵시를 판에 분명하게 기록해서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라고 하십니다. 크고 바른 글씨로 적어서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말씀을 읽고 깨닫고 그대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절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 묵시, 즉 하나님의 말씀은 정한 때가 되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읽는 사람들은 그러한 때를 기다리며 살아야 합니다.

4절 “보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그의 마음은 교만하며, 그 속에서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은 바벨론의 상태를 묘사합니다. 바벨론의 교만하고 거짓되게 산다 하더라도, 그것과 관계 없이 의인은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박국과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사람들은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것을 말합니다. 하박국이 성루에 올라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리고 주시는 말씀을 따라 살려고 하는 것이 바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벨론이 악한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불평할 수도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의인은 오직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살아야 합니다. 불의한 사람 때문에 시험에 빠지거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불의한 사람은 개의치 않고, 믿음으로 사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5절 “그는 술을 즐기며 거짓되고 교만하여 가만히 있지 아니하고, 스올처럼 자기의 욕심을 넓히며, 또 그는 사망 같아서 족한 줄을 모르고 자기에게로 여러 나라를 모으며 여러 백성을 모으나니” 이는 악한 바벨론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바벨론을 스올 같다고 하였는데, 스올은 죽은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스올은 죽은 사람을 아무리 많이 받아들여도 만족할 줄 모릅니다. 악한 바벨론은 만족할 줄 모르고 욕심을 채우고 사람들을 죽이고 나라들을 정복합니다.

하박국은 바벨론의 이런 악한 모습 때문에 시험에 빠져 하나님께 불평하였습니다만, 하나님은 하박국에게 그런 상황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하고, 악한 사람처럼 살아서도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6절 이하에서는 바벨론처럼 악한 나라와 악한 사람들이 당하게 될 화를 선언합니다. 6절, 9절, 12절, 15절, 19절에 ‘화 있을 진저.’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렇게 다섯 차례 바벨론에게 임할 화를 선언하십니다. 오늘은 첫 번째 화를 묵상합니다.

6절 상반절 “그 무리가 다 속담으로 그를 평론하며 조롱하는 시로 그를 풍자하지 않겠느냐? 곧” 새번역 “정복당한 자 모두가 빈정대는 노래를 지어서 정복자를 비웃으며, 비웃는 시를 지어서 정복자를 욕하지 않겠느냐?” 언젠가는 바벨론이 망하고 바벨론에게 정복당했던 나라들과 사람들이 바벨론을 비웃고 조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이런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6절 하반절 이하 말씀으로 바벨론을 조롱합니다. 6절 하반절-8절 “이르기를 ‘화 있을진저! 자기 소유 아닌 것을 모으는 자여. 언제까지 이르겠느냐? 볼모 잡은 것으로 무겁게 짐진 자여. 너를 억누를 자들이 갑자기 일어나지 않겠느냐? 너를 괴롭힐 자들이 깨어나지 않겠느냐? 네가 그들에게 노략을 당하지 않겠느냐? 네가 여러 나라를 노략하였으므로 그 모든 민족의 남은 자가 너를 노략하리니 이는 네가 사람의 피를 흘렸음이요. 또 땅과 성읍과 그 안의 모든 주민에게 강포를 행하였음이니라.” 자기 것이 아닌 것을 함부로 차지하고 함부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여러 나라를 노략하던 바벨론이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오래 지나지 않아 반대 입장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노략을 당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죄에 대한 벌로 화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하박국은 바벨론 같은 악한 나라가 유다나 다른 나라를 심판할 자격이 없다고 하나님께 불평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님은 바벨론이 영원히 심판자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벨론도 결국 심판을 받고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속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바벨론이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사용되긴 하였지만, 자신의 악 때문에 결국 망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의인은 믿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의인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악인만 바라보면 악인 때문에 시험에 빠져 믿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십자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에게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고 조롱하여 욕했습니다. 예수님 곁에 있던 죄수까지도 예수님을 모욕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때에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또한 죄인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악한 사람들 때문에 시험에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정반대로 그 악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그들을 위해 죽으셨습니다.

불의한 현실 때문에 실망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고, 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굳게 믿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사, 주님의 말씀을 기다리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악한 현실이나 악한 사람 때문에 우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분열되지 않게 하옵소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 믿음을 지키고, 주님만 바라보고, 오직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