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요일

 
날마다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 우리 마음에 주님의 말씀을 담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평화를 주옵소서. 우리 마음에서 염려와 두려움이 사라지게 하옵소서. 우리 마음 깊은 곳에 기쁘게 주님의 말씀을 받아, 그 말씀을 따라 살게 하옵소서.

 
사도행전 2:1-13 <성령님이 임하심으로 탄생한 교회>

 
오순절에 성령님이 임하시다

오늘 읽은 본문은 성령님께서 세상에 임하시고 그 결과 교회가 탄생하는 이야기입니다. 1장에서 묵상한 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성령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예수님의 제자들 120여명은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하며 성령님을 기다렸습니다.

오늘 본문 앞부분은 제자들이 기도하며 기다리던 성령님께서 임하시는 이야기입니다.

1절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오순절은 맥추절 또는 칠칠절이라고 불리는 유대인의 3대 명절 중 하나입니다. 이 명절에 경건한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 모여 함께 명절을 지킵니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과 유대교로 개종한 외국인들이 다함께 모여 명절을 지킵니다.

그런데 그 명절에 성령님이 임하십니다. 2-3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집에 가득하며,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여 있더니” 하늘에서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 소리가 방 안에 가득하고, 불이 혓바닥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의 머리 위에 임하였습니다. 이러한 바람과 불은 성령님이 임하는 것을 나타내 주는 현상입니다. 성령님은 세상의 기존 질서를 흔들고 태워 없애버리시고, 새로운 질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는 분입니다.

4절은 성령님이 사람들 가운데 임했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4절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성령님의 충만함을 받은 제자들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평소 말하던 언어가 아니라, 새로운 언어로 말하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언어를 말한다는 것은 곧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성령님의 강림으로 제자들은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큰 일’을 선포한 교회

이처럼 성령님이 임하심으로 제자들은 새로워졌고, 이들은 더 이상 방 안에 머물지 않고 바깥으로 나아가서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합니다. 이로써 이 세상에 교회가 탄생하고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으로부터 권능을 받은 제자들이 두려움 없이 세상으로 나아가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하였습니다. 이것이 교회의 시작입니다.

5-6절 “그 때에 경건한 유대인들이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더니, 이 소리가 나매 큰 무리가 모여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소동하여”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순절은 큰 명절이기 때문에 유다와 갈릴리 지역의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경건한 유대인들과 유대교로 개종한 외국인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명절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다락방에서 나와 그 사람들이 있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때 제자들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다른 언어들, 즉 외국어로 말합니다. 이에 온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깜짝 놀랍니다. 그들이 자기들이 본래 사용하던 말을 제자들이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 지역을 떠난 지 오래된 유대인들은 모국어를 알아듣지 못했는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7-8절 “다 놀라 신기하게 여겨 이르되 ‘보라. 이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찌 됨이냐?” 사람 생김이나 어투나 차림새를 보면 어디 출신이지 대개 압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갈릴리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기나 잡던 그 갈릴리 사람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말하고,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그 말을 알아듣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9-11절 “‘우리는 바대인과 메대인과 엘람인과 또 메소보다미아, 유대와 갑바도기아, 본도와 아시아, 브루기아와 밤빌리아, 애굽과 및 구레네에 가까운 리비야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과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 곧 유대인과 유대교에 들어온 사람들과 그레데인과 아라비아인들이라.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 하고”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아주 이상한 경험을 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다 알아들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다 우리의 각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는도다.”라고 말하며 놀랐습니다. 제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어려움 없이 소통하였습니다. 특히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큰 일’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시고, 온 세상의 통치자로 삼으시고 온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게 하신 일을 말합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큰 일’ 덕분에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하나가 되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성령강림으로 탄생한 교회의 특징입니다. 교회는 어느 민족이나 어느 나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나라와 민족의 경계를 넘고, 또한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창세기를 보면 바벨탑 사건 이후 인류의 언어가 달라졌고, 그로 인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 따로 따로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순절 성령강림사건으로 탄생한 교회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공동체입니다. 흩어진 민족을 모으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소통하게 하는 공동체입니다. 당시 사람들이 이러한 교회를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반면 12-13절에는 이러한 교회를 비난하는 무리가 나옵니다. 12-13절 “다 놀라며 당황하여 서로 이르되 ‘이 어찌 된 일이냐?’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조롱하여 이르되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더라.” 일부 사람들은 제자들을 조롱하며 제자들이 술에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큰 일을 전파하는 교회가 세상에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비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기존 세상과는 차원이 하나님의 큰 일을 선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회를 술 취한 사람이나 이상한 집단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교회는 그러한 비난을 감수하고 계속해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해야 합니다.

 
성령님이 강림하셔서 제자들을 새롭게 하시고, 그들로 하여금 세상으로 나아가서 하나님의 큰 일,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시작입니다. 거대하고 화려하고 감동적인 음악이 있는 예배당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교회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을 받아 세상으로 나아가,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인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사람들과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공동체가 진정한 교회입니다.

우리는 요즘 성령강림절을 기다리며 기쁨의 50일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성령님의 충만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이 시기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령님이 주시는 은혜를 받아서 숨어살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고, 사람들과 세상에게 다가가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하신 큰 일을 전파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러한 우리를 통해 온 세상이 하나 되고, 온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나님, 성령님을 보내 사람들에게 권능을 주심으로 교회가 세우시고, 교회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하시고, 온 세상을 하나로 모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우리가 성령님의 은혜로 탄생한 교회의 지체이오니 우리도 두려움 없이 세상으로 나아가서 하나님이 하신 큰 일을 전파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