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사순절 서른넷째 날>

 
하나님, 우둔한 우리를 진리의 말씀으로 인도해 주옵소서. 죄와 욕심으로 더러워지는 우리의 마음을 정결하게 하여 주옵소서.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힘입어 우리들이 날마다 바른 길을 가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옵소서.

 
학개 1:1-15 <자기 집보다 먼저 성전을 건축하라>

 
황폐한 성전을 방치하고 자기 집을 먼저 짓는 사람들

구약 성경 마지막 부분에 있는 학개와 스가랴는 유대인들이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묵상한 대로 여러 선지자들이 범죄에 빠진 남왕국 유다 사람들의 죄악을 책망했지만, 그들은 회개하지 않았고, 결국 나라가 망하고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바벨론에 사로잡혀 가서 70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였습니다. 학개 선지자는 바벨론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이 고향에 돌아와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지을 때 활동하였습니다.

1절 “다리오 왕 제이년 여섯째 달 곧 그 달 초하루에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학개로 말미암아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학개는 다리오 왕 2년, 주전 520년 경에 등장하여 당시 지도자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였습니다. 스룹바벨은 정치 지도자, 여호수아는 종교지도자입니다. 두 사람이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있었기에 학개는 두 사람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2절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여 이르노라. 이 백성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당시 사람들이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때가 아직 되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학개는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바벨론에서 포로생활하다가 돌아온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성전 건축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가 주전 538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땅을 차지하고 살고 있던 사람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로 건축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지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시간 18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때 학개가 성전 건축을 시작하라고 권면하기 시작했습니다.

3-4절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학개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이 성전이 황폐하였거늘, 너희가 이 때에 판벽한 집에 거주하는 것이 옳으냐?’” 판벽한 집은 널빤지로 지은 집입니다. 당시에는 아주 좋은 집에 속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져 있는데, 사람들이 자기들 집만 잘 짓고 사는 것을 책망하셨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 말씀은 특히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 두 지도자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지도자일수록 그 사회의 고통에 더 깊이 동참해야 하는데 그들이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을 책망하였습니다.

5-7절에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반성을 촉구합니다. 5절 “그러므로 이제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니, 너희는 너희의 행위를 살필지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의 행위를 살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그들의 행위가 잘못되었으니 반성하라는 뜻입니다. 성전은 짓지 않고 자기 집만 짓는 것이 잘못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6절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이 적으며,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며, 마실지라도 흡족하지 못하며, 입어도 따뜻하지 못하며, 일꾼이 삯을 받아도 그것을 구멍 뚫어진 전대에 넣음이 되느니라.” 이 구절은 당시 사람들이 노력은 많이 해도 성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을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성전 건축을 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는 뜻입니다.

7절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니 너희는 자기의 행위를 살필지니라.”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자기 행위를 살피라고 촉구하십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잘못된 행위를 계속하면, 모든 수고가 헛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8절에서 그들이 해야 할 일을 말합니다. 8절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성전을 건축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또 영광을 얻으리라.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하나님은 성전을 건축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영광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할 때, 이스라엘 민족도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9절 “너희가 많은 것을 바랐으나 도리어 적었고, 너희가 그것을 집으로 가져갔으나 내가 불어 버렸느니라. 나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이것이 무슨 까닭이냐? 내 집은 황폐하였으되 너희는 각각 자기의 집을 짓기 위하여 빨랐음이라.” 성전은 무너져 있는데 자기 집 짓는 일에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의 수고를 하나님께서 모두 헛되게 만드셨습니다.

10-11절은 그런 사람들에게 내리신 벌입니다. 10-11절 “그러므로 너희로 말미암아 하늘은 이슬을 그쳤고 땅은 산물을 그쳤으며, 내가 이 땅과 산과 곡물과 새 포도주와 기름과 땅의 모든 소산과 사람과 가축과 손으로 수고하는 모든 일에 한재를 들게 하였느니라.” 하나님께 가뭄이 들게 하여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게 하셨습니다.

 
성전 건축을 재개하다

그러므로 그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빨리 깨닫고 성전을 다시 지어야 합니다.

12-15절은 스룹바벨과 여호수아, 그리고 백성들이 함께 성전 공사를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12-13절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남은 모든 백성이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와 선지자 학개의 말을 들었으니, 이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를 보내셨음이라. 백성이 다 여호와를 경외하매 그 때에 여호와의 사자 학개가 여호와의 위임을 받아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 하니라.” 스룹바벨과 여호수아가 백성들과 함께 학개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순종합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14-15절 “여호와께서 스알디엘의 아들 유다 총독 스룹바벨의 마음과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의 마음과 남은 모든 백성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들이 와서 만군의 여호와 그들의 하나님의 전 공사를 하였으니, 그 때는 다리오 왕 제이년 여섯째 달 이십사일이었더라.” 성전 공사가 중단된 지 18년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바벨론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은 모든 것이 무너져버린 예루살렘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설인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그 일을 하다가 중단했을 때, 그들의 삶에 고난이 찾아오고, 퇴보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삶을 등한히 하고, 자기 생계나 걱정하고, 자기 집을 좀 더 좋게 하는 일만하면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망합니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이 우리 삶의 중심에 있을 때, 우리 삶은 가치와 의미를 찾고 풍성해 질 수 있습니다. 예배할 여건이 되지 않아 예배드리지 못한다는 핑계를 대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핑계는 계속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는 인생을 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피로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화목하게 하시고,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우리는 성전이나 예배당이 없어도 얼마든지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며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할 때 우리 인생이 가장 아름답고 복될 것입니다.

 
하나님, 우리들로 하여금 주님께 예배하며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우리가 단지 먹고 사는 일에 얽매여 살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은총을 받아 우리의 구원자이신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우리도 영화로운 존재로 변화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