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1일 목요일 <사순절 서른두째 날>

 
우리의 생명이신 하나님, 주님 없이는 우리가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우리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우리가 간절히 구하고 그 은혜를 받아 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죽음과 절망을 물리치고 풍성한 생명을 누리고 풍성한 열매를 거두게 하옵소서.

 
스바냐 2:1-15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

스바냐 선지자는 남왕국 유다의 왕, 요시야 시대에 활동하였습니다. 어제 묵상한 스바냐 1장에서 스바냐는 여호와의 날에 하나님께서 죄인과 죄로 더러워진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여호와의 날’은 죄로 더러워진 세상이 사라지고 망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경고하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심판을 당하지 않도록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1장에 나오는 무서운 경고는 단지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회개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오늘 봉독한 2장 1-3절이 스바냐서의 중심 구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스바냐 선지자를 통해 무서운 ‘여호와의 날’이 가까이 왔다고 경고하는 목적이 여기에 있습니다.

1절 “수치를 모르는 백성아, 모일지어다. 모일지어다.” 수치를 모르는 백성은 죄를 지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당시 남왕국 유다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죄를 짓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죄를 짓는다는 의식도 없이 삽니다.

하나님께서 그러한 사람들을 다 불러 모으시고 그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2절 “명령이 시행되어 날이 겨 같이 지나가기 전, 여호와의 진노가 너희에게 내리기 전, 여호와의 분노의 날이 너희에게 이르기 전에 그리할지어다.” 여호와의 날, 즉 여호와의 분노의 날이 이르기 전에 다시 말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여 땅 위의 모든 것을 진멸하시기 전에, 하나님 앞에 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3절은 사람들이 모여서 해야 할 일입니다. 3절 “여호와의 규례를 지키는 세상의 모든 겸손한 자들아,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며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 너희가 혹시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얻으리라.” 1절에서 유다 사람들을 ‘수치를 모르는 백성’이라고 불렀는데, 3절에서는 ‘여호와의 규례를 지키는 세상의 모든 겸손한 자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당신 앞에 모이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하나님 앞에 모인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겸손하게 당신의 규례를 지키며 살기를 바라십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주신 율법,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기를 바라십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여호와를 찾으라.”라고 말씀하시며,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공의를 구하라는 말은 앞서 말한 하나님의 규례,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성전에서 예배드리는 생활이 아니라, 율법을 따라 정의롭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3절에 겸손이라는 말이 두 번이나 나옵니다. 겸손한 사람에게 하나님을 찾으라고 하시고, 하나님을 찾으라고 하신 후에는 겸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겸손한 사람은 수치를 모르는 사람과 대비됩니다. 사람이 교만하면 수치를 깨닫지 못합니다.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하나님은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잘못의 깨닫기를 바라십니다.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을 높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기를 바라십니다.

하나님은 공의와 겸손을 구하는 자는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호와 분노의 날을 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분노의 날에 모든 것을 진멸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사실 모든 것을 진멸하시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분노의 날에 숨김 얻을 사람, 분노의 날에 구원을 얻을 사람을 찾으십니다.

당시 왕 요시야는 스바냐가 선포한 이 말씀을 듣고, 다른 백성들과 함께 회개하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요시야 시대에는 나라가 망하지 않았습니다.

 
교만한 나라들에 대한 심판 선언

4-15절은 주변 여러 나라들에 대한 심판의 말씀입니다. 남왕국 유다만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당시 유다를 둘러싼 모든 나라가 하나님의 심판에 직면합니다. 여호와의 분노의 날은 유다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위에 임합니다.

4-7절은 유다 서편에 있는 블레셋에 대한 심판 선언입니다. 4-7절 “가사는 버림을 당하며 아스글론은 폐허가 되며 아스돗은 대낮에 쫓겨나며 에그론은 뽑히리라. 해변 주민 그렛 족속에게 화 있을진저! 블레셋 사람의 땅 가나안아, 여호와의 말씀이 너희를 치나니 내가 너를 멸하여 주민이 없게 하리라. 해변은 풀밭이 되어 목자의 움막과 양 떼의 우리가 거기에 있을 것이며, 그 지경은 유다 족속의 남은 자에게로 돌아갈지라. 그들이 거기에서 양 떼를 먹이고 저녁에는 아스글론 집들에 누우리니 이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가 그들을 보살피사 그들이 사로잡힘을 돌이킬 것임이라.” 가사, 아스글론, 에그론은 블레셋의 대표적인 도시들입니다. 그곳이 다 망하고, 대신 나중에 회복될 유다가 그 땅을 차지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8-11절은 유다 동편에 있는 모암과 암몬에 대한 심판 선언입니다. 8-11절 “내가 모압의 비방과 암몬 자손이 조롱하는 말을 들었나니 그들이 내 백성을 비방하고 자기들의 경계에 대하여 교만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하노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장차 모압은 소돔 같으며 암몬 자손은 고모라 같을 것이라. 찔레가 나며 소금 구덩이가 되어 영원히 황폐하리니 내 백성의 남은 자들이 그들을 노략하며 나의 남은 백성이 그것을 기업으로 얻을 것이라. 그들이 이런 일을 당할 것은 그들이 만군의 여호와의 백성에 대하여 교만하여졌음이라. 여호와가 그들에게 두렵게 되어서 세상의 모든 신을 쇠약하게 하리니 이방의 모든 해변 사람들이 각각 자기 처소에서 여호와께 경배하리라.” 모압과 암몬이 교만 때문에 소돔과 고모라처럼 망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8절과 10절에서 모압과 암몬의 교만을 지적합니다. 이 교만이 두 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온 나라가 망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12절은 유다 남쪽에 있는 구스에 대한 심판 선언입니다. 12절 “구스 사람들아, 너희도 내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 구스(에티오피아)도 망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13-15절은 유다 북쪽에 있는 앗수르에 대한 심판 선언입니다. 13-14절 “여호와가 북쪽을 향하여 손을 펴서 앗수르를 멸하며 니느웨를 황폐하게 하여 사막 같이 메마르게 하리니, 각종 짐승이 그 가운데에 떼로 누울 것이며 당아와 고슴도치가 그 기둥 꼭대기에 깃들이고 그것들이 창에서 울 것이며 문턱이 적막하리니 백향목으로 지은 것이 벗겨졌음이라.” 앗수르가 망해서 짐승의 처소가 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들이 망하는 이유는 15절에 나옵니다. 15절 “이는 기쁜 성이라. 염려 없이 거주하며 마음속에 이르기를 ‘오직 나만 있고 나 외에는 다른 이가 없다.’ 하더니, 어찌 이와 같이 황폐하여 들짐승이 엎드릴 곳이 되었는고. 지나가는 자마다 비웃으며 손을 흔들리로다.” 염려 없이 지내며 마음속에 ‘나만 있고 나 외는 다른 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앗수르가 망합니다. ‘나만 있고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교만입니다. 자기 외의 존재를 다 우습게 여기는 그 교만 때문에 자신과 나라가 망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에게 겸손하라고 요구하셨습니다. 겸손하게 공의를 추구하는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반면 교만한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교만은 자신을 높이는 행위요, 자신을 섬기는 것이요, 우상숭배입니다.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1계명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교만한 사람은 결코 하나님을 찾을 수 없고,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겸손해야 하나님을 우리 주님으로 모시고, 겸손해야 잘못을 깨닫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생명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시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순종과 겸손 덕분에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을 본받아 우리도 우리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잘못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우리들을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높으신 주님 앞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 행실을 돌아보며 회개하며 살게 하옵소서. 겸손하게 주님을 인정하고 주님에게만 순종하며 정의를 추구하며 살게 하옵소서. 우리 자신과 우리의 욕심을 낮추고, 오직 주님과 주님의 말씀을 높이며 살게 하옵소서.